커피뉴스-CBA 바리스타 아카데미
생두의 평가
커피는 농작물이다. 이 명제는 사실 로스팅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가 흔히 간과하고 있다.
즉, 경작할 당시의 자연 조건이나 작황 상태 또는 보관 상태에 따라 같은 산지의 생두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변화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지별 커피 로스팅 매뉴얼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스팅에 있어 생두의 평가는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과정이다. 로스터라하면 생두가 수확한 농장 정보뿐만 아니라 작황 상태까지 파악을 해야한다. 단, 눈 뿐만 아니라 손과 코 그리고 귀로도
정보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볶을 생두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로스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즉, 생두의 수확 연 수, 수분 함량,
조밀도, 종자, 가공 방법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좋은 로스팅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오랜 경험과 정확한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생두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정확한 로스팅 방법을 설정하기 쉬워질 뿐만 아니라 볶는 커피의 특징을 훌륭하게 표현 할 수 있게
된다. 생두의 평가는 로스터가 느낄 수 있는 오감(시각, 후각, 미각, 청각, 촉각)을 총 동원하여 판단해야한다. 따라서 로스터의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1) 시각적인 면 : 생두의 외관
생두를 가장 먼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생두 샘플 300g의 컬러와 크기가 얼마나 동일하고 균일한지 시각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즉, 동일한 컬러와 균일한 크기를 가진 생두 일 수록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컬러의 변화
뉴크롭(New Crop) : 수확 가공한 지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생두(Blue Green, Green)
패스트크롭(Pasr
Crop) : 수확 가공한 지 1년이 경과한 생두(Lighr Green,Greenish)
올드크롭(Old Crop) : 수확 가공한 지
2년 이상 지난 생두(Yellow, Yellowish)
형체(Shape)
생두의 종자와 재배 고도에 따라 생두의 모양과 두께가 달라지며 이는 생두의 조밀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타이피카종은 다른 생두에 비해 타원형의 얇은 모양을 가지고 있고 버번종은 타이파카종에 비해 둥근 모양을 하고 있으며 카투라종은 버번종과
유사한 둥근 형태이며 약간 작은 모양을 하고 있다. 몬도노보종은 버번종 보다 넓게 퍼진 모양을 갖고 있으며 로부스타 카네포라종은 동그란 모양을
띠고 있어서 아라비카종과는 쉽게 구별이 된다. 종자의 구별은 로스팅 방법의 다양성과 관련되어 있기에 로스팅하기 전 로스터는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크기
생두의 크기는 스크린사이즈라고 말하며 생두의 크기를 측정하는 기구를 스크리너라 한다. 샘플링한 생두 300g을 스크리너에 넣은 다음 일정
시간 흔든 후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1스크린사이즈는 1/64인치이며 약 0.4mm의 크기를 말한다. 예를들어 샘플링한 생두 300g의 크기를
측정한 결과 스크린사이즈 17/18 크기로 구성되어 있다면 이는 스크린사이즈 17과 18번이 혼합되어 있다는 걸 의미한다.
크기의 균일성
크기가 균일하지 않은 생두는 좋은 등급의 생두라 판단하기 어렵다. 균일할 수록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며 품질도 높게 매겨진다. 불균형한
생두는 로스팅 과정에서 생두 내,외부로 흡수되는 열량이 달라 불규칙한 로스팅이 진행될 뿐만 아니라 커피의 맛과 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두
평가 시 샘플 300g 중 0~5개 정도의 크기가 다른 생두가 발견되면 아주 우수한 등급으로 분류되며 10개 미만 까지도 우수한 등급으로
분류된다.
결손율
생두에 포함되어 있는 결점두를 핸드픽하여 분석한 결과 결점두의 숫자에 따라 등급을 분류하는 방법이다.
등급 기준표
Coffee
Grade |
|
Defects |
Grade
1 |
Specialty
Grade |
0~3 |
Grade
2 |
Premium
Grade |
0~8 |
Grade
3 |
Exchange
Grade |
9~23 |
Grade
4 |
Standard
Grade |
24~86 |
Grade
5 |
Off
Grade |
86~ |
투명도
생두의 투명도라 함은 생두의 상품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으로 생두 표면에 붙어 있는 은피를 제거하는 일종의 옵션 과정을 말한다.
상업적인 생두 보다는 등급이 높은 생두를 한 번 더 가공처리하는 개념으로 폴리싱이라고 한다.이 과정을 거친 생두는 외견상 밝고 깨끗하며 광택이
반짝반짝 나게 되는데 커피의 맛과 향에는 무관하다고 보면된다. 단, 샘플 로스터기, 수망, 프라이팬 등을 이용해서 커피를 볶을 경우엔 로스팅
과정 중 분리된 은피의 처리가 어려워 커피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분리된 은피를 제때 처리해 주지 않으면 은피가 타면서 원두 조직에
스며들어 탄맛과 텁텁한 맛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2) 후각적인 면 : 생두의 냄새
생두 고유의 향은 뉴크롭인 경우엔 신선한 풋향이 나며 올드크롭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매콤한 향으로 변화되며, 좀 더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향이 나지 않은 건조한 생두가 된다. 풋향이 강한 신선한 양질의 생두는 커피의 본래 맛과 향을 표현하기에 유리한 반면 초보자가 로스팅 하기에
조금 어려운 점이 있다. 왜냐하면 수분의 증발과 원두 표면의 주름 펴짐, 풋향과 비릿한 맛의 제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두의 고유 향 이외에
다른 향은 생두의 가공 과정이나 보관 상태에 따라 발생된다. 대표적인 향은 흙 향, 나무 연기, 비린 향, 단향, 고약한 향으로
분류된다.
-> 가공 과정이 원인 : 흙 향, 나무, 고약한 향
-> 재배, 수확 과정이 원인 : 연기, 비린 향, 단
향
3) 미각적인 면 : 가공 방법에 따른 맛의 차이
샘플링한 생두를 샘플로스터기를 통해 약하게 볶은 후 분쇄하여 컵핑을 통해 커피 맛과 향을 분석하는데 이 방법이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 건조 방식 커피와 수세식 건조 방식 커피를 동일한 로스팅 정도로 볶은 후 평가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자연 건조 방식 커피 : 단맛과 바디감이 수세식 건조 방식 보다는 강하다.
-> 수세식 건조 방식 커피 : 향과
신맛이 자연 건조 방식 커피보다 강하다.
자연건조 커피가 보다 강한 단맛을 내는 이유는 체리 상태 그대로 건조시키는 가공 과정때문이다. 즉, 건조 과정 중 체리 외피와 단맛이 있는
과육 부분이 말라서 파치먼트와 생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보다 깊은 단맛이 있는 자연 건조 커피를 찾는다면 태양에 직접 건조시킨 생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4) 촉각적인 면
가공 방법의 차이
생두의 겉면은 얇은 은피로 덮어 있어서 만졌을 때 가공 방법에 따라 건조함과 촉촉함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수세식 건조 커피는 자연 건조 커피보다 조금은 부드럽고 촉촉함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자연 건조 방법으로 가공된
생두는 생두 표면에 붙어 있는 은피가 많다. 따라서 만져 보면 좀 더 건조되고 거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하지만 은피를 벗겨내면 부드러운
생두가 나타나기 때문에 손을 사용해야 평가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수분 함량의 차이
생두가 가지고 있는 수분의 함량에 따라 촉촉함과 무게감의 차이가 달라진다. 같은 종자인 경우라도 뉴크롭 > 패스트크롭 >
올드크롭 순으로 무겁고 촉촉함이 다르게 느껴진다.
커피 종자 차이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 종자의 특성 상 로부스타종ㅇ이 아라비카종에 비해 휠씬 단단하게 느껴진다.
조밀도의 차이
같은 종자일지라도 재배 고도에 따라 단단함과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저지대에서 재배된 버번종과 고지대에서 재배된 버번종을 비교해보면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고지대에서 재배된 생두가 보다 단단하다. 이는 낮과 밤의 온도 차이로 인하여 체리 속 생두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5) 청각을 통한 생두의 차이
생두를 일정한 높이(약 30cm)에서 떨어뜨려서 소리를 체크해보면 생두의 특징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 수분 함량에 따라 뉴크롭이 올드크롭보다 무거운 소리가 난다.
-> 조밀도에 따라 고지대 재배 생두가 저지대 재배 생두
보다 둔탁한 소리가 난다.
-> 같은 수분의 아라비카종 보다 로부스타종이 무거운 소리가 난다.
생두의 평가는 위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정확하고 올바르게 평가해야 하며 이는 곧, 로스팅 하기 전 투입 온도 설정이나 여열 방법의
적용 여부, 그리고 뜸 방법의 선택 기준이 된다.
<출처 : 전광수의 커피 로스팅, 전광수 지음,
아이비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