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크리머 성분분석 결과가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커피 크리머와 커피믹스에 다량의 지방이 들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정식 반박하고 나섰다.
커피뉴스-CBA 바리스타 아카데미
동서식품은 15일 "커피믹스 한 봉지에 들어 있는 지방은 1.6g으로 삼겹살 1인분(지방 56.8g)의 2.8%(36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이는 1일 지방 권장 섭취량인 50g의 3.2%에 해당하는 미량"이라고 주장했다.
동서식품은 커피 크리머에 포화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포화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해로운 기름이다.
앞서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황금택 교수팀은 한국에서 시판되는 커피크리머 14개, 커피믹스 11개의 지방·포화지방 함량을 분석한 결과, 커피 크리머와 커피믹스에 각각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 수준의 지방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황 교수팀은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최근호에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황 교수팀에 따르면 14개 크리머의 지방 함량 비율은 15.4∼28.5%였다. 9개의 지방 함량이 25%를 넘었고, 1개 제품의 지방은 돼지고기 삼겹살의 지방 함유 비율(28.4%)과 비슷했다. 11개 커피믹스의 지방 함량은 1개 제품(7.7%)을 빼면 모두 10%를 넘었다. 돼지고기 목살의 지방 함량인 9.5%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또 전체 지방 중 포화지방 비율이 90% 이상인 크리머가 14개 중 12개였고, 커피믹스는 11가지 제품 모두 포화지방 비율이 99%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커피 크리머를 둘러싼 논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크리머로 찐 살은 지구를 몇 바퀴나 돌아도 안 빠진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돌 정도다.
이에 대해 커피 크리머인 프리마를 생산하는 동서식품 측은 "커피믹스 크리머의 지방은 식물성이고 섭취 후 독서 20분 또는 산책 12분만으로도 100% 소모되는 양이다. 이뿐만 아니라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 성분도 없다"고 반박했다.
동서식품은 "프리마는 커피의 쓴맛, 신맛 그리고 떫은맛을 잘 조화시켜 주며 약산성인 커피를 중화시켜 준다. 또 순수 야자유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맛도 깨끗하다"고 했다.
동서식품은 현재 24개 나라에 프리마를 수출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프리마를 통해 해외에서만 5,502만 달러(약 5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서식품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여전히 커피 크리머와 커피믹스 성분 분석 결과에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이제 못 먹겠다" "삼겹살과 비슷하다니 엄청나다", "포화 지방 90% 이상이면 닭고기와 쇠고기 포화지방보다 높다는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커피 크리머에 대한 네티즌들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이번 사태가 제2의 '우지 파동'으로 비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양식품은 1989년 '우지 파동' 사건에 휘말려 라면 점유율이 급락하는 악몽을 겪은 바 있다. 삼양식품은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누명을 벗었지만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했다.